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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상세내용
제목 NAFTA 이후 미국-멕시코 초국경 생활·경제권 형성과 동북아에 대한 시사점
저자 이정훈 과제분류 정책연구과제
발행월 2015-03 보고서번호 2014-68
판매유무 원문 PDF
국문요약 HWP 외국어 요약
보도자료 인포그래픽스
지난 30여 년 간 한국 경제의 변화와 발전이 한중 경제협력 관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다면, 미래의 발전은 남북중과 러일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지형이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남서부 경부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 한국과 경기도의 발전축이 앞으로는 북서부 경의축과 북동부 경원축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의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변화 발전에 관한 논의는 거대 담론이나 비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특정 학문분야 중심의 단편적인 시각과 논리 혹은 이념 가치 지향에 따라 규정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아울러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한중 FTA는 동북아지역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 줄 것이며, 그 변화에 대한 보다 견고하고 구체적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미국 멕시코 접경지대에 대한 사례연구를 토대로 남북중 접경지대의 현재를 분석하고 향후 변화를 전망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와 실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는 선진국과 발전도상국이 마주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이며, 이미 20년 전에 FTA를 체결하여 국경을 넘어선 생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지역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멕시코 사례연구는 첫째, 초국경 교류의 결정 요인을 밝혀내며 둘째, 초국경 교류에 의해서 야기되는 공간적 변화를 살펴본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북중 접경지역의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남북중 접경지역의 향후 변화를 전망한다. 나아가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변화 시나리오 속에서 한국과 경기도의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를 위해 미국의 아리조나와 캘리포니아, 멕시코의 소노라와 바하캘리포니아, 중국의 북한 접경도시를 방문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미국 멕시코 접경지대에서는 고용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였으며 국경의 양 측에 소위 트윈시티라고 불리는 초국경 생활 경제권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미국과 멕시코간의 임금 지대 격차는 초국경 생산네트워크 형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문화 네트워크는 초국경 경제권을 넘어서 생활권 형성의 주요 촉진제로서 작용하고 있다. 한편으로 마약밀매와 불법이민, 멕시코 지역의 빈부격차 등 정치 사회적 문제는 초국경 교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 접경지대에서 초국경 경제권은 멕시코 정부의 국경 산업화 프로그램(1965)과 NAFTA(1994)를 계기로 촉진되었다. NAFTA 이후 2011년까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량은 5배로 증가하였으며, 마킬라도라 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직접 투자에 기반한 공동생산 방식이 확립되었다. 이를 통해 미국측 접경지역은 제조업 고용이 줄어드는 대신 건설, 도소매, 교통, FIRE(금융 보험 부동산), 개인 및 비즈니스 서비스 등 고차서비스 기능의 고용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생산과정의 분업체계가 확고하게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멕시코 국경도시 마킬라도라 산업(수출지향형 외국인 투자기업)의 연평균 고용 성장률은 레이노사 10.14%, 티후아나 8.03%, 멕시칼리 7.49% 등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 부가가치 성장률도 대부분의 도시가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2000년~2010년 연평균 인구성장률을 보면 미국의 국경 카운티가 전국 0.94%의 2배에 가까운 1.62%, 멕시코의 국경도시는 전국 1.52%를 상회하는 2.24%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 나라의 국경도시는 성장의 동기화 현상을 보이면서 동반 성장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이 초국경 생산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가장 근본적 요인은 미국과 멕시코간 임금 지대 격차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미-멕시코간 초국경 경제권의 형성은 접경지역의 정치 사회적 불안정 요인에 의해서 제약을 받고 있다. 멕시코의 마약밀매 범죄조직이 주요 국경도시를 배경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허가받지 않고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이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미국으로 향하는 국경의 출입구는 늘 삼엄한 경비와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차량들의 긴 대기시간으로 이동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된다. 또한 멕시코의 불안정한 정치제도와 분배시스템으로 국경 도시에 콜로니아라고 하는 불량주거지가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접경지대의 문화적 통합성은 공동 생산 단계를 넘어 통근, 관광 및 여가, 쇼핑, 문화교류, 행정 협력 등 초국경 생활권의 형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멕시코 접경지대는 1800년대 중반 미국에 합병되기 이전까지 동일한 지역이었으며, 국경선으로 지역이 분할된 이후에도 결혼, 취업, 사업, 여행, 여가 등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졌다. 미국측 접경지대는 언어, 음식, 인종, 생활양식 등에 있어서 히스패닉의 전통을 가지고 있어 양측의 문화적 인종적 동질성이 매우 크다. 노갈레스는 미국의 아리조나주와 멕시코의 소노라주에 걸쳐 있는 초국경 타운의 대표적 사례이다.
남북중 접경지대는 미국 멕시코 접경지대에 비해서 초국경 교류협력이 매우 부진하다. 남 북 간 긴장이 초국경 교류협력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유대관계가 강한 북한과 중국간의 초국경 교류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12년 북중간 무역량은 미-멕시코의 1.1%, 한중의 2.9%에 불과하다.
남북 접경지대는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있지만 국경을 통한 교류는 극히 제한적이다. 북중 접경지대는 2000년대 이후 무역량이 매년 5~10% 증가하였으며 특히 2003~2007년 사이에는 증가율이 10%를 상회하였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중국 기업의 직접투자는 2003~2008년 사이 4천1백만 달러로 매우 미미하다. 북중간의 초국경 협력은 종사자수 100인 이하 기업이 90%를 차지하고 있어 단위 규모가 작다. 북한과 거래를 하는 중국기업은 북한이 계약 및 재산권을 보호해줄 제도가 취약해서 직접투자보다는 무역을 선호한다. 북한 거래 파트너와의 분쟁시에는 정부의 도움이나 공식적 제도보다는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보호하고자 한다. 이렇듯 북중간 전통적 유대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제도적 취약성은 전력, 교통망 등 인프라의 부족과 함께 초국경 교류 협력이 부진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탈북 등으로 야기되는 북중 국경지대의 긴장 고조도 초국경교류를 제약한다. 북중 접경지대는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 이후 탈북민이 급증하기 시작하여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민만 해도 2013년 까지 약 2만5천명에 이른다.
북중 접경지대의 초국경 교류가 부진한 또 다른 이유는 미-멕시코에 비해서 임금 지대의 격차가 적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멕시코간 최저임금 격차가 11배인 것에 비해서 외자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중국 노동자 통상 임금의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기업의 북한에 대한 직접투자가 부진한 원인의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접경지역의 황금평 등 경제자유지대에 중국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것에 비해서 개성공단이 정치 군사적 갈등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특히 동북 3성은 북한의 개방을 원하고 있다. 그것은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동북 3성의 고립적 위치로부터 탈출하여 한국 일본 미주 등 태평양으로 진출하고 북한의 자원 활용과 시장 확대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중 양국간 관계에서 경제적, 실용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과거에 비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향후 한국과 경기도의 남북중 교류협력의 전략 수립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문화적 요인은 북중 접경지대에서도 교류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연변 등 북중 접경지역에는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당시 한반도로부터 이주해온 조선족이 집단 거주지를 이루며 정착해왔다. 중국동포 즉 조선족은 북한 내에 있는 친적 방문 과정에서 북한주민에 대한 원조, 양국 물품의 교역을 촉진하는 매개역할을 하였다. 조선족을 중심으로 하는 북중접경지대에서의 교역은 북한에 장이 형성되게 하고 아래로부터의 시장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미-멕시코에 비해서 남북중간 초국경 교류협력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은 유사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로부터 북한의 개방 폭이 확대된다면, 남북중 접경지대에서도 미-멕시코 초국경 생활 경제권과 유사한 공간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한국과 경기도의 남북 및 한중 교류 전략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남북 교류와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접촉과 남북 접경지대(DMZ)를 통한 교류를 넘어 북중 접경지역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 교류의 주체도 중앙정부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방정부, 기업가, 사회 활동가, 북한 연고 한국 국민 및 중국 동포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 기업도 산동반도와 상하이, 광조우 등 남동 연안지역을 넘어 북중 접경지대와 그 배후 중심지인 동북 3성 주요 도시에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북한의 개방 이후에 북중 접경지역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중심지로서, 이곳에 초국경 생활 경제권이 빠르게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 동포들과의 견고한 협력체계 구축은 향후 북중 접경지역의 변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둘째, 휴전선의 장벽에 막혀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경기북부와 강원 북부 등 우리나라 접경지역의 미래 발전 청사진에 보다 구체적인 논리적 근거와 실천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진전 단계를 예상하고 각 단계 별 지역 발전 계획을 수립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남북 산업 및 경제의 발전 정도와 노동력 자원의 특성을 고려한 발전 경로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멕시코의 공동생산 분업체계와 초국경 생활 경제권의 메커니즘은 이러한 계획의 내용 결정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멕시코의 초국경 타운 노갈레스의 사례는 한국의 접경지역이 전면적 통일 이전에 북한지역과 어떠한 방식으로 통합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셋째, 현재와 같은 정치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는 남북중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중앙정부와 별개로 지방정부, 기업, 전문 연구기관,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비정치적이며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내용을 확보해야 한다. 북중 접경지대에서 공유하고 있는 자연자원, 문화, 노동력 활용 등이 중요한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공유하고 있는 백두산, 두만강, 압록강 보존 및 개발과 같은 초국경 교류 프로젝트들은 실현 및 지속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에 한국과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참여하여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 보존과 발전 대안의 마련은 비정치적이면서 실질적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
또 한국의 브랜드파워와 디자인, 북한의 숙련된 육체노동자, 중국의 제조능력이 협업하여 접경지대의 문화 공예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거대자본이나 대기업의 투자 없이도 국경을 넘나들며 교류할 수 있는 항목으로, 향후 보다 대규모 투자 사업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미-멕시코 접경지대 사례연구를 통해서 남북중 교류와 통합 그리고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형성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근거와 전략적 방향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북중 접경지대에 대한 자료 수집과 정교한 분석이 이어져야 한다. 또한 북한의 시장경제화 과정에서 북중 접경지대 교류와 민족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역할, 남북중 접경지대의 자원과 문화자산 실태 조사 및 활용 연구, 북한 개방 시 남북중 접경지대 초국경 생활 경제권의 형성과정 및 형태 전망 연구 등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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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 2018-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