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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 의정부경전철 사태 해결에 국가도 나서야!
류시균 선임연구위원

사회 이슈 : 의정부경전철 사태 해결에 국가도 나서야!

 

 

- 류시균 선임연구위원 (북부연구센터)

 

 

상 황

(대한민국에는 6개의 경전철 노선이 건설, 운영 중)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데 있어서 지하철/전철만큼 강력하면서도 매력적인 수단도 드물다. 지하철/전철이 들어선다는 소문만으로도 부동산가격이 들썩인다. ‘××역까지 걸어서 5분’이라는 문구는 부동산의 투자가치를 어필하는 그 어떤 광고문구보다도 명징하게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된다. 지하철/전철은 지역사회의 로망인 동시에 로또다. 교통혼잡이 심각한 선진 대도시는 철도 중심으로 도시교통체계의 기본골격을 갖추어갔다. 역세권 주변 부동산가격은 몇 배로 뛰었고 경제의 3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 모두가 행복했다.

 

수백만이 모여 사는 특별시, 광역시의 간선교통망을 따라 중전철(重電鐵, Heavy Rail Transit, HRT)이 확충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전철(輕電鐵, Light Rail Transit, LRT)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경전철은 중전철에 비해 용량은 낮지만 건설비와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작아 중전철이 공급되기에는 수요가 불충분한 대도시의 저밀도 지역 또는 재정규모와 교통수요가 크지 않은 중소도시에 적합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었다. 1993년, 정부는 수도권에 3개 노선(하남, 시흥, 구리·미금), 부산권에 2개 노선 등 총 5개 노선의 경전철 사업을 제안하면서, 하남경전철과 부산-김해경전철을 1순위 사업으로 제시하였다.

 

24년이 흐른 현재, 대한민국에는 다수의 경전철이 건설되어 운행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2011.03), 부산-김해경전철(2011.09), 의정부경전철(2012.07), 용인경전철(2013.04), 대구도시철도 3호선(2015.04), 인천도시철도 2호선(2016.07) 등 6개 노선이 순차적으로 개통되어 운행되고 있다. 3개 사업은 재정투자방식으로, 3개 사업은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되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노선별 이용수요를 살펴보면 재정사업으로 추진된 3개 경전철 노선의 km당 이용수요는 약 2천5백~4천6백 명 수준인 반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3개 경전철노선의 km당 이용수요는 1천3백~2천9백 명 수준으로 재정사업으로 추진된 경전철 이용수요의 약 50~60% 수준이다. 그렇다면 민간투자사업방식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용수요가 적은 것일까? 필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주장한다.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역량이 광역시에 비해서 취약하기 때문에 민간자본에 의존해서 도시철도망을 확충할 수밖에 없었고 광역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밀도와 인구규모로 인해 수요유발능력도 부족해 결과적으로 낮은 이용수요로 귀결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 경전철 사업 개요 및 이용수요>

사업방식

노선명

개통

일자

연장

/ 역수

열차편성

(편성당 량수)

총사업비

(억 원)

협약수요

(통행/일,

2015년 기준

이용수요

(인/일,

2015년 기준)

협약대비

실적달성률

(%)

㎞당 이용 수요

(인/일/㎞)

민간투자

부산~김해

경전철

2011.

09.17.

23.2㎞

/ 21개소

25(2)

13,236

221,459

46,508

21.0

2,005

의정부경전철

2012.

07.01.

11.1㎞

/ 15개소

15(2)

6,767

108,205

31,995

29.6

2,882

용인경전철

2013.

04.26.

18.1㎞

/ 15개소

30(1)

10,032

-

23,406

-

1,293

재정투자

부산도시철도

4호선

2011.

03.30.

12.0㎞

/ 14개소

17(6)

12,489

-

30,292

-

2,524

대구도시철도

3호선

2015.

04.23.

23.1㎞

/ 30개소

 

21,177

-

73,033주1)

-

3,162

인천도시철도

2호선

2016.

07.30.

29.3㎞

/ 27개소

 

24,590

-

133,565주2)

-

4,559

자료 : 국토교통부(2016.09), 철도업무편람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2015년 4호선 승차기준)

          대구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2017년 3호선 승차기준, 2017년 1월~4월 일평균)

          인천교통공사 홈페이지(2017년 2호선 수송실적, 2017년 1월~4월 수송실적 기준)

주1 :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2015년 4월 23일 전 구간 개통되어, 2017년 일평균 승차인수를 비교자료로 제시함

주2 : 인천도시철도2호선은 2016년 7월 30일 개통되어, 2017년 수송실적을 비교자료로 제시함

 

 

(의정부경전철의 파산)

우리나라에서는 6개 노선의 도시철도가 경전철로 건설되었으나 유독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세간의 주목을 끈 사업은 부산-김해경전철이다. 개통을 앞두고 수행된 수요예측결과가 당초 추정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수입의 90%까지 운영수입을 보장하는 이른바 최소운영수입보장(Minimum Revenue Guarantee, MRG)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지역 언론은 개통도 하기 전(2010)에 김해시와 부산시의 재정부담을 우려하는 기사들을 쏟아냈고, 그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2017년 5월 현재 부산-김해경전철은 주무관청과 사업시행자간 사업재구화에 합의함으로써 최소운영수입보장조항이 없는 민자철도로 재탄생하였다.

 

용인경전철사업은 좀 더 드라마틱한 풍경을 자아냈다. 개통을 앞두고 주무관청인 용인시는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준공조서를 반려하였다. 표면적으로는 부실공사와 일부구간에서의 소음민원이 반려사유였으나 부산-김해경전철과 마찬가지로 운영수입의 90%를 보장한 최소운영수입보장조항이 본질적 이유였다. 용인경전철사업 관련 분쟁은 결국 국제중재재판을 통해서 사업시행자의 승리로 귀결되었고, 부산-김해경전철과 마찬가지로 사업재구조화를 통해서 최소운영수입보장조항이 없는 민자철도로 거듭났다.

 

의정부경전철 역시 운영수입의 90%를 보장하는 최소운영보장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부산-김해경전철이나 용인경전철과는 달리 이용수요가 협약수요의 50%를 넘어야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인해 앞서 사업재구조화가 완료된 두 개의 민자철도사업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주무관청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파산하게 된 것이다. 부산-김해경전철과 용인경전철은 조건 없는 최소운영수입보장조항으로 인해서 개통과 동시에 막대한 재정부담이 주무관청에 부과되었고 이러한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업재구조화가 추진되었다. 그러나 의정부경전철은 이용수요가 협약수요의 50%에 미치지 못해 재무적 부담이 주무관청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 발생한 것이다. 운영수입이 운영비용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고, 이용수요를 늘릴 수 있는 모든 수단(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 경로무임, 다양한 할인제도, 버스노선 개편 등)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의 수요증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정부경전철(주)는 지난 2017년 1월 11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26일 파산을 선고했다.

 

<3개 경전철 관련 언론보도>

부산-김해 경전철

용인경전철

의정부경전철

자료 : 연합뉴스(2013.06.25.), '경전철 수요예측 잘못' 국가·용역기관에 손배소,

연합뉴스(2013.05.08.), 부산-김해경전철 MRG 소송전 본격화

경향신문(2010.09.14.), 용인경전철 또다시 개통 연기

뉴스토마토(2017.05.26.), 법원, '3676억 적자' 의정부경전철 파산 선고

한겨레(2017.04.19.), 의정부경전철 ‘시민공모펀드’로 해결될까

부산김해 2,100억, 용인 1,200억 누적적자, chosun.com 사회 (2017.05.27., 박주영, 장형태기자)

 

 

담 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왜 실패했나?)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3개 경전철 사업의 실패 원인을 하나만 지목하라면 전문가 대부분은 수요예측의 실패를 꼽을 것이다. 3개 민간투자경전철사업 모두 실제 이용수요가 예측수요의 50%에도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 조항이 근본적 문제는 아니었다. 최소운영수입보장 조항이 작동하지 않은 의정부시도 파산으로 인해 적지 않은 재정부담을 져야한다.

 

지역사회의 로망이자 로또인 도시철도를 기원했던 주무관청은 수요예측과정에 접근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욕망이 수요예측결과를 왜곡했을 것이라는 가설은 성립되지 않는다. 3개 경전철사업의 수요예측을 수행한 국책연구기관 역시 이용수요를 의도적으로 부풀려야 할 이유는 물론 부풀렸다는 객관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2014년 4월 10일, 부산-김해경전철 엉터리 수요예측 국가배상 소송 기각)

 

필자는 경전철 수요예측이 실패한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규정하였다. 첫째는 우리나라의 도시교통체계와 경전철이 발달한 유럽의 도시교통체계의 차이점을 인지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유럽 도시의 대중교통서비스는 통상 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민간위탁방식이기 때문에 노선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권한과 책무는 시 정부가 갖고 있다. 따라서 중소도시에 간선교통수단으로 경전철이 도입되면 시내버스를 포함한 도시교통체계가 경전철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결과적으로 승용차와 시내버스는 경전철의 연계교통수단(지선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며 경전철 이용수요를 늘리는데 기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시내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경전철이 도입되면 경쟁모드로 돌입해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한다. 프랑스 Rennes시에 건설되어 운영되고 있는 ‘Metro de Rennes’는 인구규모(주변부 포함 약 42만 명/2013년), 경전철 시스템(Val206), 노선연장(9.4㎞, 15개 역사) 등의 측면에서 의정부경전철과 매우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일일 약 13만5천 명(2013년 기준)이 이용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 이용수요가 10만 명 이상일 것이라는 추론의 근거가 된 사례였지만 지상의 시내버스체계가 경전철 도입과 더불어 어떻게 개편되었는지, 그리고 경전철과 어떻게 역할분담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Metro de Rennes>

노선도

전경

 

수요예측실패의 두 번째 이유로 경전철 수요예측방법론의 부재를 지적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른바 4단계 수요추정법을 활용해서 경전철 수요예측을 수행하고 있다. 교통수단선택모형을 활용한 수단별 교통수요 예측은 통상적으로 세 번째 단계에서 수행된다. 교통수단선택모형은 교통수단을 크게 승용차, 택시, 시내버스, 철도로 구분하고 각 수단별 속성(통행시간, 통행비용 등)에 따른 이용확률값을 계산해서 수단별 통행량을 예측한다. 통행시간이 짧으면 또는 통행비용이 저렴하면 선택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효용최대화 가설에 근거한 경제학적 모형이다. 여기서 문제는 경전철과 중전철을 동일한 교통수단으로 정의하였다는 점이다. ‘지하철/전철과 의정부경전철 혹은 용인시경전철은 동일한 교통수단이다’라는 주장에 과연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까? 지하철/전철과 경전철을 별도의 교통수단으로 정의하고 수단별 이용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이 필요했지만 경전철이 도입될 당시에는 모형추정에 필요한 경전철 이용실적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수요예측 실패의 마지막 이유는 사업추진에 필요한 적정 수요의 딜레마다. 재정사업이든 민간투자사업이든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검증한다. 사업의 타당성은 충분한 수요에 의해서 뒷받침된다. 더욱이 민간투자사업은 경제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재무적 타당성도 확보되어야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요금수준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재무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도 정해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협약수요는 수요예측이라고 하는 과학적 프로세스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사업추진의 가부를 놓고 벌인 정부와 사업시행자 간 협상의 산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의 실패, 중앙정부도 연대해서 책임져야!)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의 실패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1차적으로는 경전철사업의 사업시행주체인 지자체의 책임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지자체, 특히 투표로 선출되는 자치단체장에게 있어서 도시철도망의 확충은 당연히 달성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 따라서 경전철사업을 추진한 지자체는 자신의 소명에 충실했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 중앙정부의 책임은 없을까? 타당성 조사를 통해서 사업 추진에 그린 라이트를 밝혀주고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정한 중앙정부의 책임이 지자체의 책임보다 더 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실패의 책임을 중앙정부도 분담해야 하는 이유이다.

 

민간투자사업의 실패로 인한 책임을 관계기관별로 어떻게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민간투자사업방식으로 추진한 결과의 수혜자가 누구이고 얼마만큼 이득을 가져갔는지를 따져보면 사업실패로 인한 책임범위도 가려지게 될 것이다. 이득을 본 만큼 비용도 부담하는 것은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을 재정사업방식으로 추진했다면 각각의 주체들은 얼마만큼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을까? 국비와 지방비의 비율이 동일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의정부경전철의 사업방식별⋅비용부담주체별 비용부담규모를 추정한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다. 즉, 의정부경전철을 재정사업방식으로 추진했다면 총사업비에서 분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중앙정부와 지방이 동일한 비율(중앙 약 40%, 지방 약 60%)로 부담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중앙정부는 의정부경전철을 재정사업이 아닌 민간투자사업방식으로 추진함으로써 약 1,558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제 민간투자사업방식을 재정사업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비용(약 2,256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음)도 중앙정부와 지방이 동일한 비율로 부담해야 하지 않을까?

 

<의정부경전철의 사업방식별⋅주체별 비용부담규모 추정치>

(단위 : 백만 원)

총사업비

민간투자사업방식

재정사업방식

국비

지방비

민간

분담금

국비

지방비

민간

분담금

676,741

84,604

124,537

385,200

82,400

240,429

353,912

-

82,400

 

시사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유세차 방문한 의정부시에서 의정부경전철의 정상화를 약속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경전철의 파산과 동시에 해지시지급금과 운영손실이라고 하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의정부시의 재정능력을 감안하면 가히 재앙적 수준의 재정수요라 할 수 있다. 의정부경전철을 정상화하는 방법은 의정부시의 재정구조를 건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의정부경전철의 정상화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했더라면 당연히 중앙정부가 부담했어야 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선심성 재정지원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정부시에서 외친 약속이 헛공약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 이 글은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니라 연구원 개인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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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 201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