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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영국 산업혁명의 특징과 시사점 : 공급망(Supply Chain) 관점에서
성영조 연구위원

경제 이슈: 영국 산업혁명의 특징과 시사점

: 공급망(Supply Chain) 관점에서

 

 

- 성영조 연구위원 (상생경제연구실)

 

 

맬서스의 덫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는 <인구론>에서 ‘세상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류는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맬서스의 덫(Malthusian Trap)을 주장하였다. 실제로 현생 인류인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문명이 생겨난 이후에도 생활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채로 수천 년 이상을 살았다. 그렇지만 18세기 후반부터 나타난 서구 사회의 변화는 맬서스의 이론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18세기 이후에는 식량과 인구 모두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1인당 소득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1인당 소득 추이, “A Farewell to Alms”, Gregory Clark(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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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를 ‘맬서스의 덫‘에서 풀려나게 해 준 것은 바로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흔히 1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국 산업혁명의 특징과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특성과는 어떠한 점이 유사한지 살펴보고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영국 산업혁명의 특징과 성공 요인

(생산기술의 혁신)

 영국은 전통적으로 면직물보다 모직물 공업이 발달하였으며 양모는 국가의 주요 수출품이었다. 하지만 18세기 영국에서는 면직물 생산기술의 발전으로 면직물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면직물 산업은 영국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면직물 생산에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한데 원면을 가공하여 실을 뽑아내는 방적기(Spinner), 뽑아낸 실로 천이나 원단을 만드는 방직기(Weaver) 기술이다.

 

 1733년 랭커셔 지방 출신의 존 케이는 나는 북(flying shuttle)이라는 반자동식 장치를 방직기에 적용하여 커다란 원단 제작과 원단을 짜는 시간을 대폭 축소시켰다. 이로 인해 실을 빨리 뽑아낼 수 있는 방적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지게 되었다. 1765년에는 한 번에 여러 가닥의 실을 뽑아낼 수 있는 제니방적기, 1769년에는 인력이 아닌 수력으로 작동하는 수력방적기 등 효율적인 방적기가 개발되었다. 1779년에는 제니방적기와 수력방적기의 장점을 결합한 뮬(Mule)방적기가 개발되어 여러 가닥의 실을 고속으로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뮬방적기는 제임스 와트가 개발한 증기기관 기술과 융합되면서 성능이 더욱 향상되었다.

 

 실을 뽑는 방적기술에 혁신이 일어나면서 이번에는 다시 옷감을 짜는 방직기술에 대한 혁신이 일어나게 되었다. 1785년 에드먼드 카트라이트는 방직기에 증기기관을 결합한 역직기를 개발하여 방직기의 생산성을 극대화하였다.

 

 

<방직기술과 방적기술의 발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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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당시 인도의 면 방적기는 면화 45kg을 면사로 가공하는 데 약 5만 시간의 노동이 필요했다고 한다. 반면, 1779년 개발된 뮬방적기는 면화 45kg을 면사로 가공하는 데 약 2,000시간의 노동이 필요해 산술적으로 25배의 생산성을 보였다. 뮬방적기에 증기기관을 결합할 경우 동일 양의 면사를 가공하는 데는 불과 300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160배 이상의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이와 같이 방적기술과 방직기술의 쌍끌이 혁신, 제임스와트의 증기기관 기술과의 융합으로 영국의 면직물 생산 경쟁력은 인도를 능가함은 물론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올라서게 되었다. 프랑스 경제학자 뽈 망뚜의 저서 산업혁명사(1927년)에 의하면 18세기 후반 영국의 면직물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1802년부터는 면직물 수출이 영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이었던 모직물 수출을 뛰어넘었다.

 

 

 

 

(물류의 혁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방적기와 역직기의 혁신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로버트 풀턴은 1807년 증기선을 발명하여 장거리 이동에서의 운항시간을 대폭 감축시켰다. 조지 스티븐슨은 1814년 증기기관차를 발명하였으며, 1825년에는 ‘로코모션 호’를 만들어 최초의 석탄 수송 철도인 스톡턴-달링턴 노선에 투입하여 마차를 대체하였다. 1830년에는 ‘로켓 호’를 개발하여 최초의 여객용 철도인 리버풀-맨체스터 노선에 투입하였다. 증기기관차는 내륙에서 원료와 상품을 대량으로 빠른 시간에 운반하였으며 증기선은 수상 운송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 증기기관 기술은 탄광 안에 고이는 물을 퍼내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이와 같이 증기선과 증기기관차에도 적용되어 물류 혁신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원료의 조달과 상품시장의 확보)

 1757년 영국은 인도 벵골 지역의 경제적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플라시 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다. 벵골 지역은 자원이 풍부한 곳이었으며 면제품의 원료가 되는 원면 생산의 핵심지역이었다. 영국은 벵골·프랑스 연합군과 싸운 플라시전투에서 승리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인도의 무역을 독점하였다. 영국은 벵골지역 인도인에게 면화 재배를 강요하였으며 인도로부터 값싸게 면화를 수입할 수 있었다. 또한 영국에서 생산된 면직물 상품을 다시 인도로 수출하였다. 영국은 인도산 면직물에 대한 수입 관세는 높이고, 영국산 면직물에 대한 인도의 수입 관세는 낮춤으로써 인도를 면제품 원료의 공급지이자 상품시장으로 전락시키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영국의 인도 식민지 착취와 수탈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영국의 산업혁명과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Supply Chain 전반에 걸친 혁신의 성공)

 기술한 바와 같이 면직물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원자재-생산-물류-시장’에 이르는 공급망(Supply Chain) 전반의 혁신이 바로 그것이다. 인도 벵골 지역을 식민지화함으로써 값싸고 안정적인 원자재 수입이 가능했으며, 방직기와 방적기의 기술혁신에 증기기관의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생산에서도 극적인 혁신이 가능했다. 증기기관차와 증기선의 발명으로 신속한 대량 수송이 가능해 물류 혁신을 이루었으며, 식민지 인도는 영국의 매력적인 상품시장으로 작동하였다.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차나 증기선을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발명한 분리 응축기 증기기관 기술은 방적기·방직기, 증기기관차·증기선, 펌프·공작기계 등 동력이 사용되는 상당수의 기계에 적용되어 생산뿐만 아니라 교통, 물류, 기계공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일대 혁신을 일으켰으며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로 작동하였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드디어 맬서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영국 산업혁명 Vs. 4차 산업혁명

 1차 산업혁명과 2차 산업혁명은 아놀드 토인비, 뽈 망뚜 등의 학자에 의해서 학술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반면,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학문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으며 일종의 작업가설로 간주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많은 기관과 학자들이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고 있기는 하지만 명확히 결정된 정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앞서 언급한 영국의 1차 산업혁명 기술과 다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그 혁신의 패턴이 평행이론처럼 유사한 점을 보인다. ICT와 빅데이터, 플랫폼과 인공지능, 초고속통신과 네트워크, 모바일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도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혁신은 매우 중요한 패턴이며 각종 비즈니스와 기술혁신은 이를 바탕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 시민들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거대한 글로벌 ICT 기업 제품의 충실한 사용자로 살아가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다량의 개인 데이터를 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빅데이터는 플랫폼이라는 공장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사이버 생산기계에 원자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개별 맞춤 서비스라는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영국 산업혁명 Vs.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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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는 5G와 같은 초고속 네트워크상에서 웹과 모바일을 통해 유통된다. 이러한 정보 서비스는 국경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으면 전 세계로 제공될 수 있다. 심지어 구글과 페이스북은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세계 곳곳의 벽지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기구와 드론을 띄우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장치를 이용하여 전 세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그들은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진 방법에서는 영국의 산업혁명과 다른 점이 있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물리력과 착취를 통해 원재료를 확보했던 것과는 달리 4차 산업혁명은 세련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호적이고 지속가능한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은 식민지를 통해 고품질의 원자재를 값싸게 조달할 수 있었으며 이는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값싼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영국은 식민지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자행했으며, 이에 대해 식민지의 저항과 제국주의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용자는 ICT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기꺼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거부감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에게 SNS, 이메일, 검색, 동영상 등 적절하고 세련된 형태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특별한 저항 없이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지속적으로 플랫폼 기업에게 공급된다는 특징이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재료라 할 수 있는 데이터가 수집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더 이상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식민지를 개척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식민지화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전 세계 많은 국가들과 네티즌들은 글로벌 ICT 기업의 디지털 식민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이 제국주의 대신 독점 기업이라는 비난은 받을지언정 사용자로부터의 저항은 크지 않다는 것이 영국 산업혁명과 크게 다른 점이다.

 

 

시사점

 앞으로 고객정보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을 지배하기 쉽지 않고, 정보를 가진 기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 경제성장을 이루던 우리의 예전 모델이 통하지 않는 이유이다. 이 부분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에게도 취약한 부분이다. 몇몇 선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해서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 분야를 특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별 맞춤형 정보 서비스는 앞으로 중요한 비즈니스 영역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의 정보 수집과 더불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머신러닝 같은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유지 보수에도 많은 노력이 요구되지만, 확보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생산하는 비용은 제로에 가까워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정보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정보 유통을 위한 비용은 과거 물리적인 물건의 유통 비용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정보 유통도 반드시 혁신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개별 기업이 직접 추진하는 것보다는 아웃소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5G, 네트워크 등 이 분야에서의 국내 기술은 매우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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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관점으로 산업혁명의 특성을 분석하면 영국의 산업혁명에서는 생산과 물류 분야의 기술이 핵심 원동력이었고 부가가치 창출의 근원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원자재와 생산 분야의 기술이 핵심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원자재에 해당하는 데이터기술(Data Technology), 생산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확보가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이 두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기술들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건강한 기술혁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일부 기술과 특정 프레임을 기반으로 논리를 전개하였기 때문에 산업혁명의 특징과 방향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이 외에도 많은 기술과 전략이 필요하며 이들이 상호 혁신적으로 융합하고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 이 글은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니라 연구원 개인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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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자 : 연구기획부 김선영 031-250-3293 메일보내기
  • 최종수정일 : 201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