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해 경기도의 소득 격차와 기회 불평등의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소득 격차 완화와 기회의 재고를 위한 경기도의 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증거 기반의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평가하기 위해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소득 격차와 소득 이동의 기회는 사회, 경제, 제도적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환경은 지역별로 다르다. 따라서 소득 격차와 경제적 기회의 분포는 지역 별로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역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수립되어야 한다. 지역단위에서 소득 격차를 분석하는 과정은 기존의 전통적인 국가 통계나 사회조사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군구 단위의 통계가 산출되지 않거나 사회조사에 포함된 사례 수가 개별 시군구의 특성을 파악하기에는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행정 데이터는 비용 효율성과 접근 용이성 측면에서 지역단위 데이터를 연구하고 처리하는 데 적합하다. 미국과 북유럽에서는 이미 행정 데이터가 광범위하게 개발 및 활용되고 있으며, 지역 수준에서 소득 격차, 소득 이동 등과 같은 다양한 지역단위 현황을 분석하는 기초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여전히 제한적이기는 하나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같은 기관들이 행정 데이터를 구축하고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DB와 소득 10 분위별 평균 건강보험료 데이터를 활용하여 경기도 내 시군구의 소득 격차와 소득 이동 기회 현황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경기도의 소득 불평등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과 상위 10% 대비 하위 40%의 비율은 여전히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도 소득 격차는 지역별로 뚜렷하게 나뉘며,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수지구, 과천시와 같은 일부 지역이 높은 소득 격차를 보이며 경기도 전체의 소득 격차 수준은 이들 지역 내부의 소득 격차 정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의 불평등 측면에서 경기도는 전국 평균 수준을 보이며, 하위 20% 소득 10분위 가구의 자녀 중 80% 이상이 상위소득 10분위로 이동하는 성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이 상위 20% 또는 40% 소득 분위에 도달할 가능성은 작아, 세대 간 이동성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기회의 정도 역시 경기도 내 시군구 별로 그 정도가 다르다. 경기도 내 시군구의 소득 격차 및 소득 이동 기회의 지역별 차이는 각 지역의 산업 및 경제 구조, 교육 및 교통인프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연구의 결과는 소득 격차 및 기회 재고를 위한 정책은 각 지역의 소득 격차 현황 및 사회경제적 기반을 고려한 차별적 접근이 필요함을 함의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경기도 내 시군구의 소득 격차 및 소득 이동 기회의 현황 및 지역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해석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료의 한계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건강보험 가입자 중 소득 추정이 어려운 지역가입자를 제외한 직장가입자의 개인 소득을 추정해 이용한 것이다. 또한 이 소득 추정 자료는 가처분 가계 소득이 아닌 개인 소득이다. 따라서 지역가입자의 분포에 따른 지역 편향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각 지역의 소득 격차와 소득 이동 기회가 과소 혹은 과대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서 보다 정치한 소득 격차 및 소득 이동 기회 연구를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행정자료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과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과 같은 행정기관에는 이미 잘 구축된 양질의 소득 및 자산 자료가 존재한다. 경기도 차원에서 이러한 자료들에 대한 취합 및 접근, 분석은 소득 격차로 인한 사회문제를 완화하고 기회의 재고를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